친구가 최종 발표를 할 때 들었던 질문이다. 커미티에 있는 교수가 발표가 끝난 뒤 질문을 했다. "왜 우리가 너에게 박사 학위를 줘야 하는지 설명해 봐라".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미리 대답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십중팔구 제대로 대답할 수 없다. 당장 나에게 물어본다면 제대로 된 대답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학사는 모든 것을 깨달은 이에게, 석사는 자신이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은 이에게, 박사는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은 이에게 수여되기 때문에 나는 이제 박사를 받을 수 있다고 우스갯 소리를 인용하는 것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졸업을 앞둔 대학원생에게>라는 아래 기사를 읽고 나서 이 답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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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하산을 한다고 장땡이 아니다

1. 자기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해결할 수 있는가?

궁극적인 기준은 한 사람의 연구자로서 자기 스스로 문제를 찾고,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느냐가 되겠다. 이런 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연구자로서 제구실을 못한다.

지금 당장 당신이 독립해서 연구를 수행한다고 할 때 지도교수와는 상이한 토픽을 연구하여 생존하든지, 혹은 동일한 토픽으로 연구를 할 때 지도교수의 랩과 경쟁을 할 자신이 있는가?

2. 내가 한 일을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에 말할 수 있는가?

‘논문요? 그거 다 교수님이 썼음. 전 실험만 열심히…’ 와 같은 상황으로 학위를 받는 분이 생각보다 많다. 논문을 쓰는 능력이 달리는 것은 학위 후에 살아남을 생존 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

3. 당신이 소속된 분야를 개관할 수 있는가?

지금 당신이 전공하는 분야에 대해서 리뷰 논문 한 편 정도는 아무런 문헌 서치 없이 쓸 수 있는가? 리뷰 논문 한 편을 쓴다고 한다면 최소한 100편이 넘는 오리지널 리서치 페이퍼의 내용은 거의 꿰고 있어야 할 것이며 최근 10년간 자신의 필드에서 일어난 거의 모든 문헌은 ‘몇 년 누구누구’ 하고 외울 지경이 되면 더욱 좋다.

4. 그러나 가끔은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부족한 트레이닝은 어디에서든 보충이 되어야 한다. 현장에서 실전을 뛰며 트레이닝을 하는 상황, 혹은 그래도 가능한 트레이닝에 유리한 환경을 찾아서 포닥 등을 하는 과정이 것이 필요할 것이다.

트레이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어쩌다 그런 큰 바닥(흔히들 ‘빅가이’ 랩이라고들 하는) 에 들어가는 분들도 종종 보인다. 그런 곳은 성공한 사람은 외부의 눈에 아주 잘 띄지만 ‘끔살‘ 된 시체는 눈에 안 띄게 증발하는 바닥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5. 끔살이 되도 ‘리스폰’은 가능하다. 그러나…

학문의 세계에서 ‘끔살’ 이 되도 어느 정도의 리스폰은 가능하다. 그러나 ‘리스폰’ 를 하면 할수록 스탯이 깎인다는 것을 명심.

http://ppss.kr/archives/67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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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독립 연구자에게 세 가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 논문을 쓰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최근 연구 동향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그것들을 갖추고 나면 독립 연구자로서 혼자 살아남을 수 있고, 박사는 이런 사람에게 수여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다른 이유로 완전히 훈련되지 않은 연구자가 박사를 받고 졸업을 하면 실제 상황에 부딛치면서 배워야 한다. 살아 남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아닌 경우 분야를 조금씩 바꾸면서 자기에게 잘 맞는 것을 찾거나 연구가 아닌 다른 쪽으로 가게 된다. 시간이 걸리는 과정들이다. 최소한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좋다.

기사는 졸업을 앞둔 대학원생에게라고 하지만 사실상 졸업 직전에 이 글을 봐도 효용은 없다. 코스웍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연구를 해 나가는 중에 필요한 조언이다. 박사를 받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면 마지막에 내가 갖춰야 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효율적으로 졸업 준비를 할 수 있다.

빡션 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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