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분야의 논문을 항상 들여다보는 사람이라면 익숙하겠지만 처음 논문을 쓰는 사람이라면 스타일이라는 것이 어색한 개념이다. 논문을 쓰기 전에 일반적인 스타일 가이드 같은 것을 미리 공부하는 것은 불필요하며, 논문 작성 스타일은 어느 저널에 낼지 정해진 뒤에 해당 저널의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 선배를 따라하고, 자기 분야의 논문을 읽고 따라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논문 스타일을 어떻게 쓰는가를 후려쳐서 쉽게 이해하기 위해 문과인지 이과인지를 나눠서 대충 훑으면 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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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논문과 이과 논문은 본문의 외형이 많이 차이를 보인다. 논문 본문에서 다른 사람의 논문을 언급하는 것을 quotation이라고 한다. 논문은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기존에 있는 남들의 연구에 대한 복습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고 따라서 quotation은 모든 논문에 들어가게 된다. 문과에서는 사람 이름과 연도를 적어서 손톱괄호 안에 쓴다. 하지만 이과에서는 각괄호 안에 숫자를 넣는 것이 보통이다. 남의 분야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면 웬 논문이 이렇게 생겼냐 라는 질문이 나와도 무리가 아닌 정도로 두 개의 상반되는 외형을 볼 수 있다. 다만 이 설명은 아주 겉으로 보이는 외형의 극히 일부에 대한 설명이며, 다시 말하지만 자기가 제출할 저널의 템플릿과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것이 유일한 올바른 방법이다.

일반적인 논문 작성법의 개괄에 대해서는 주로 문과 선생님들이 지도하기 때문에 수업 시작부터 MLA, APA, Chicago를 얘기하기 시작할텐데, 자연과학이나 공대 입장에서는 하등의 유용성이 없는 딴 나라 얘기일 뿐이다. 나는 석사과정 중 논문 작성법 관련 수업을 듣던 중에 내가 봤던 논문들은 그 어느 하나 선생님의 설명과 비슷한 구석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생님께 질문을 했으나 그는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논문 작성법 수업 선생님은 각괄호에 숫자를 넣어서 인용하는 것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고 나는 사람 이름과 연도를 손톱괄호에 넣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서로에게 외계어이다. 대학원생 시절 문과인 내 친구가 나에게 너네 쪽에서는 어느 스타일을 쓰니 우리는 APA 쓰는데 라고 물어봐서 우리는 그런거 없고 ASME는 ASME 스타일 쓴다고 대답해 줬더니 벙찐 표정이었다. 그래 니가 모르는 그런 거야 라고 말하고 싶었다.

굳이 말하자면 연구 논문은 기사 article 라고 분류할 수도 있겠으나, 겉보기에 문과 논문은 책에 가깝고, 이과 논문은 잡지에 가깝다. 문과 논문은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스타일을 공유하는 편이고, 이과 논문은 저널마다 미묘하게 다른 자기네 스타일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과 저널에서 쓰이는 것들은 대부분이 특징상 네이처나 IEEE 스타일의 변종으로 보일 정도로 비슷비슷하다. 과학 기술의 빠른 변화와 함께 현대의 이과 논문은 많은 내용을 작은 지면에 빽빽하게 넣는 특성이 생기게 돼서 최대한 축약적인 인용 스타일이 널리 쓰이게 된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 이런 저런 논문을 들여다본 지 꽤 된 지금은 이과에서도 저널에 따라 이름과 연도를 사용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이공계 논문을 쓰는 나 또한 초안을 작성할 때는 저자 이름과 연도로 논문을 본문에 넣고 인용되는 논문 목록을 정리하기 시작하고 올바른 형식은 초안이 마무리될 때 엔드노트 등 프로그램으로 맨 마지막에 일괄 전환한다.

2019/12/18 05:22 2019/12/18 05:22
얼음꽃 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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