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카 얼짱 훈녀 여신

2020/01/15 16:12 /

예쁜 사람을 미인이라고 한다. 미인이라는 말은 남녀 모두에게 쓸 수 있다. 미인이라고 하면 느낌이 너무 차분해서 강렬한 이성적 매력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 듯하다. 사람들은 미인을 부르는 가벼운 말을 만들어 쓰곤 한다.

90년대에는 퀸카, 킹카라는 말을 썼다. 2000년대가 되자 얼짱이라는 말이 유행을 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에는 훈녀라고 하다가 지금은 여신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대세는 유행을 타고 있다. 대단한 뜻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흔해져버린 단어는 계속 새로운 말로 대체된다. 왜냐면 나의 여신은 특별해야하기 때문에 흔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유이다.

나무위키에서 퀸카는 퀸 카드라는 말이 어원이라고 한다. 마치 내 동성 친구 여러명 중에 한 명을 골라 이성에게 소개시켜준다고 할 때 내 친구 무리가 내가 가진 카드패라면 질 수 없는 카드, 킹을 내는 것이 킹카라는 뜻이다. 원래대로 텍사스 홀덤이라면 에이스가 이기겠지만 에이스라는 말보다 남성성을 강조하는 킹 카드가 선택되었을 것이고 여자는 비슷하게 퀸카가 된 것 같다. 단체 미팅이라도 나가서 자리에 앉으면 우리쪽 카드 패를 펼치고 상대쪽 카드 패를 보며 누구에게 누가 애프터 신청을 할지 마치 카드게임을 하듯 눈치 싸움을 한다. 킹카와 퀸카가 짝을 지어 나가는 클리셰가 연상된다.

얼짱은 얼굴짱이라는 뜻이다. 연관 검색어로 아마 하두리가 나오지 않을까. 피시통신에서 글자로 얘기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오프라인 만남을 나가며 킹카 퀸카를 만나는 영화 '접속'의 설정이 지루해질 무렵 고딩들은 인터넷을 통해 화면을 통해 얼굴을 보며 채팅을 했다. 전국에 피씨방이 새긴 시기와, 인터넷과 adsl이라는 통신망이 전국에 깔린 시기와, 디지털 카메라와 웹캠이 널리 퍼진 것과 궤를 같이하여 얼짱이라는 말이 퍼졌다. 지금보다 작고 화질구진 화면으로 채팅하던 시대에 얼짱들은 유명세를 탔다. 얼굴만 비추는 카메라이다보니 얼굴에만 집중된 면이 있어서 몸짱이라는 말이 2000년대 중후반부터 별도로 유행을 탔다.

훈남이라는 말은 원래 잘생긴 남자를 말하는 단어가 아니었다. 조각미남도 아니고 얼짱도 아닌 평범한 외모이지만 어딘가 마음이 훈훈해지는 남자를 훈남이라고 했다. 시간이 지나서 잘생긴 남자는 다 훈남이 됐고, 예쁜 여자도 다 훈녀가 됐다. 이제는 훈남 훈녀라는 말도 유행이 지나서 잘 쓰지 않는다.

여신이라는 말이 언제부터 널리 쓰였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내가 늙어서 따라가지 못하게 된 이유일 것이다. 추측건데 케이팝 아이돌이 폭발적으로 늘던 시기에 아이돌 멤버를 칭찬하는데에 쓰이다가 유행이 된 게 아닐까 싶다. 처음엔 일반인과 비교되지 않는 인간계를 벗어난 신계의 외모라는 뜻으로 여신이라는 말을 썼지만 지금은 여신도 너무 흔해져서 외모 이외에도 정이 가는 면이 있으면 여신이라고들 한다.

다음은 뭘까.

2020/01/15 16:12 2020/01/15 16:12
얼음꽃 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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