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연구생 아니면 새내기 대학원생 많은 수가 이런 경험을 할 것이다. 펑션 제네레이터(function generator, 함수 발생기, 원래는 '펑크션 제너레이터'이지만 편의상 많이 쓰이는 쪽을 택한다)와 오실로스코프를 책상에 올려놓고 BNC 케이블을 꽂아놓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펑션 제네레이터에서 첨두-첨두값 (peak-to-peak) 1 V (1 Vpp)인 사인파를 발생시켰다. 맙소사. 오실로스코프에는 2 Vpp로 측정된다. 어? 왜 두 배인가. 심지어 가끔은 20 Vpp라고 나오는 때도 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펑션 제네레이터 amplitude를 0.5 Vpp로 줄이고 스코프에서 1 Vpp가 나오는 것에 만족하고 실험을 진행한다. 상당히 찝찝한 기분으로 말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텍트로닉스나 애질런트(키사이트) 등 측정 장비 회사에는 기술 문의에 이 문제가 많이 접수된다고 한다. 수많은 연구 초짜들이 같은 경험을 하는데 초짜만 그런 것도 아니다. 나는 실험 측정 경험이 많고 좋은 논문도 많이 발표하는 전문가도 이 문제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아마 내가 처음에 그랬듯이 많은 사람들도 원래 얘는 두 배로 나오나 보다 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장비 입력 출력 단자에는 임피던스가 써 있다. 대개는 50 ohm 아니면 1 Mohm이다. 오실로스코프 입력에는 1 Mohm 아니면 High-Z라고 써있는데 저렴한 오실로스코프는 대부분 그렇고 비싼 오실로스코프는 50 ohm 입력을 선택할 수 있는 기기도 있다. 그럼 왜 이렇게 입출력 임피던스를 신경쓰이게 만들어 놓은 것일까.

전압 측정이라는 것은 자로 길이 재듯이 옆에 놓고 재거나 멀리서 바라만 보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전류가 흘러야 가능한 것이다. 신호원과 측정 장비 둘 사이에 전류가 흐른다는 것이다. 만약 신호원에 부하(load)가 연결돼 있고 가능한 그 둘 사이에 흐르는 전류에 변화를 가능한 주지 않으면서 전압을 측정하려면 측정 장비로 흐르는 전류가 적을수록 좋다. 그래서 측정 장비의 입력 임피던스는 일반적으로 큰 것이 편하고 오실로스코프 업계 표준이 1 Mohm이 되었다.

그런데 펑션 제네레이터는 수동 부하에 직접 연결할 일이 별로 없다. 일반적으로는 다른 장비에 모듈레이션이나 트리거 같은 신호를 제공하는 역할을 많이 한다. 그래서 장비 회사는 펑션 제네레이터를 만들 때 1 Mohm이 아니라 50 ohm 입력 임피던스를 가정하고 설계한다. 펑션 제네레이터의 출력 임피던스가 50 ohm이고 신호를 받는 장비의 입력 임피던스도 50 ohm일 때를 기준으로 펑션 제네레이터에서 원하는 크기의 신호를 발생한다. 여기서 크기는 신호를 받는 장비의 입력 임피던스 50 ohm에 걸리는 전압이다. 참고로 이렇게 임피던스가 맞았을 때 신호의 잡음 특성이 가장 좋으며 대개 임피던스 매칭된 입출력은 50 ohm이 표준이다.

펑션 제네레이터에 50 ohm이 아닌 1 Mohm을 연결하면 얘는 알아서 출력 임피던스를 바꿔주거나 하는 기능은 없기 때문에 입력이 50 ohm에 걸리겠거니 하고 평상시대로 신호를 출력하게 돼서 받는 쪽에서는 보내는 쪽이 기대한 값에서 대략 두 배만큼 전압을 받게 되는 것이다. (정확히 두배는 아니지만 엔지니어링에서 오더5는 있으나 끊으나 마찬가지다)

만약 좋은 오실로스코프가 있다면 인풋 임피던스 바꿔서 상쾌하게 원래 신호를 측정해 보자. 또는 50 ohm 터미네이터 (terminator, 미래에서 온 로봇은 아니다) 를 스코프 입력단에 연결해서 쓰는 방법도 있다. 이런 것이 만사 귀찮다면 그냥 펑션 제네레이터에서 나오는 신호는 50 ohm에 연결하지 않고 높은 부하(High-Z)에 연결할 때는 무조건 두 배라고 생각해도 입에 풀칠하는 데 지장은 없다. 입력 임피던스가 더 클 때는 펑션 제네레이터가 타거나 폭발할 일은 없기 때문이다.

10배나 20배로 나오는 경우는 프로브에 있는 스위치를 바꿔주면 된다. 이 스위치는 전압이 높은 신호를 잴 때 유용하다. 모르면 선배한테 물어보자.


참고
http://www.effectivebits.net/2011/12/whats-wrong-with-my-function-generator.html


2014/10/21 11:29 2014/10/21 11:29
얼음꽃 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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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ㅗㅗㅓㅗㅜ 2019/12/02 14:23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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