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제대로 이해하기

요즘 많은 사람들이 MBTI 를 알게 되는 것이 좋아 보인다. 그런데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경우는 오히려 오해가 생길 수 있다. 물론 나도 전문가가 아니므로 이 글 역시 다 맞는 말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정확한 것은 심리상담 전문가에게 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무료로 받아볼 수 있을 때가 많고, 여의치 않으면 검사비를 내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잘못된 검사 결과를 믿고 넘기는 것보다 낫다. 엠비티아이에 대한 정말 기초적인 몇 가지 사실만 같이 확인해 보자.

인터넷 간이 검사는 정확하지 않다

엠비티아이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인터넷 검사로 5분 정도를 들여서 진단을 해 보고 자기의 성격을 파악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엠비티아이는 그렇게 간단하게 테스트를 마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인터넷 검사는 16personalities.com 이나 mbtitest.kr 에서 접할 수 있다. 인터넷 검사는 항목 수가 적고 테스트 환경도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어서 자기 성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 상담소같은 곳에서 전문가 안내에 따라 검사를 받으면 항상 같은 성격이 나오지만 인터넷 간이 검사를 하면 그 날 기분과 환경에 따라 제멋대로 나온다. 나는 정식 검사를 받으면 지금까지 항상 예외없이 INTP 가 나왔지만 인터넷에서 검사하면 INTP 가 나올 때가 절반 정도 되고 ENTP, ISTP, ISTJ, INTJ 등 다른 유형도 다양하게 나온다. 인터넷 검사가 정식 검사랑 일치할 확률도 있지만 다르게 나올 경우 혼란만 커진다.

심지어 16personalities 사이트에서 하는 검사는 엠비티아이와 아예 다른 검사이다. 엠비티아이 특허를 피하기 위해서인지 문항을 모두 다르게 만들었고 INTP-A/T 같이 뒤에 붙어있는 것도 마찬가지 엠비티아이와 상관없는 척도이다. 이 사이트에서 하는 것은 16성격유형이라는 별개의 검사라고 봐야 한다. 공식적으로는 빅파이브를 기반으로 만들었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그나마도 정식 빅파이브 검사와도 다른 저 사이트만의 사설 테스트라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엠비티아이와 문항조차 다 다른데 같은 것으로 착각하고 해석하면 오해를 부르기 쉽다.

별명만 듣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인터넷 검사 사이트에서는 아이디어 뱅크형, 예언자형, 임금 뒤의 권력형 등 문학적인 별명으로 유형을 부른다. 여기서 문학적이라는 말이 좋다는 뜻은 아니다. 공신력도 없는 한낱 개인 블로그 따위보다 나을 거 없는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가 만들어서 붙여놓은 별명이 오히려 이상한 낙인 효과를 주거나 엉뚱한 선입견과 오해를 만들기 딱 좋다.

예를들어 INTJ 를 과학자형이라고 부르는데 실제 유능한 과학자 중에는 INTJ 가 아닌 사람이 많다.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나의 의견으로 과학자는 당연히 INTP 와 ISTP, ISTJ 가 어울린다. INTJ 가 더 잘 어울리는 직업은 과학자가 아니라 법관이다. 그러므로 오늘부터 INTJ 는 법관형이라고 불러야한다. 법관형이든 과학자형이든 이런 식의 별명은 억지일 뿐이다.

한편, ISFJ 는 그 검사 사이트에 따르면 임금 뒷편의 권력이라고 불리는데 대표적인 인물로는 유재석, 브루스 윌리스, 조지 부시가 있다. 그 누가 봐도 해당하는 유명인들은 임금에 가깝지 임금 뒤의 권력과는 먼 사람들이다. 게다가 어디 가서 자기 소개할 때 작정하고 웃기려 하지 않는 이상 ‘저는 임금 뒤의 권력형 성격입니다’라고 진지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말은 이 별명이 주는 어감이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고, 함부로 사람 성격을 이런 식으로 선입견을 주는 명칭으로 부르면 안 된다는 것은 당연하다.

MBTI 각 기능은 위계가 있다

인터넷 검사는 상담 결과를 자세하게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 16가지 중 하나로 나오면 거기에 대한 지엽적인 예시들 몇 가지를 보는 것 정도로만 파악할 수 있다. 엠비티아이결과를 해석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점은 자기의 현재 성격을 파악하고 내가 어떤 상황에서 왜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크다. 주기능, 부기능, 삼차기능, 열등기능에 대해 이해하면 큰 도움이 된다.

주기능은 뇌나 심장과 같아서 의식하지 않아도 살면서 언제나 사용하는 기능, 부기능은 오른손과 같이 필요할 때 자동으로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기능이며, 삼차기능은 왼손과 같아서 의식하고 연습하면 필요에 따라서 아주 요긴하게 쓸 수 있으며, 열등기능은 새끼손가락과 같은 것이어서 꼭 필요할 때 잠깐 쓸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오래 힘든 일을 할 수는 없는 기능이다.

  • 주기능: 뇌, 심장 – 언제나 작동중
  • 부기능: 오른손 – 편하고 자연스럽게 사용
  • 삼차기능: 왼손 – 연습하면 요긴하게 사용
  • 열등기능: 새끼손가락 – 꼭 필요할 때 잠깐 사용 가능

예를 들어 INTP 는 주기능이 Ti  내향사고이며 부기능은 Ne 외향직관이고, 삼차기능은 Si, 열등기능은 Fe 이다. 말하자면 INTP 특징이 강한 사람은 의식하지 않아도 언제나 속으로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으며, 필요시 외부 세계를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일을 잘 수 있다. 정보를 저장하고 비교하는 것에 내향 감각을 연습해서 활용할 수 있고, 외부의 감정 기능이 필요할 때는 어려워하며 감정적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된다.

심리기능 위계에 대한 자세한 정보에 대해서는 정식 MBTI 검사 해설지나 열혈청년 블로그를 참고할 수 있다.  https://blog.naver.com/lucidman/20140872256

성격이 바뀌지 않더라도 약점을 계발할 수 있다

사람이 성장하면서 이십대까지는 주기능과 부기능에 집중하며 자기가 잘 하는 심리기능에 대한 신뢰를 다지는 과정을 거친다. 나는 이런 쪽을 잘하는구나 하는 것을 발견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자신감을 얻는다는 말이다. 삼십대가 되면서 이십대와 성격이 같다 하더라도 겉으로 성격이 드러나는 양식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왜냐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어렸을 때 잘 사용하지 않던 삼차기능을 쓰는 방법을 익히게 되기 때문이다. 삼차기능은 계발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약점이지만 노력하면 곧 잘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삼차기능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청장년이 된 성인으로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가가 달려있다. 그리고 오십대가 되면 삶의 지혜를 얻으며 비로소 열등기능의 활용을 발견하게 된다. 젊었을 때 열등기능 때문에 항상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보낼 수 있지만, 중년에 이르면 필요한 때에 열등기능을 슬기롭게 사용하면서 스스로를 조절하고 세상을 원만하게 살아가는 법을 익혀 간다는 뜻이다. 그러니 INTP 라고 사회성이 결여되어있으니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야되는 것은 아니다. INTP 도 결국은 열등기능인 Fe를 계발하게 된다. 모든 사람은 평생동안 성장하면서 산다는 관점에서 열등기능을 발달시키도록 노력하는 것이 모두에게 행복을 위한 일생의 숙제이다.

궁합에 대한 정설은 없다

대인관계는 엠비티아이가 가장 많이 필요한 곳인 동시에 섣부른 판단을 했을 때 많은 오해가 생길 수도 있는 부분이다. 특히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 엠비티아이 유형을 비교하며 대화하다보면 평소 서로 잘 소통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어 서로를 이해하고 다른 점을 존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엠비티아이로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더 크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성격 유형이 같으면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기 수월할 것이다. 그렇지만 각자가 자기 단점을 잘 알듯, 자기랑 비슷한 성격인 사람의 단점이 쉽게 보이는 것이 항상 장점일 수만은 없다. 마찬가지로, 성격이 다르다는 것은 안 맞는다는 뜻이 아니라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된다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상보적인 관계를 만들어서 의지하며 살아갈 때 비슷한 성격의 사람과의 관계보다 더 큰 행복을 얻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엠비티아이 전문가들은 항상 인터넷에 도는 궁합표를 믿지 말라고 말한다. 잘 찾아보면 엠비티아이 궁합표라는 것이 사이트마다 다른 모양으로 수십가지 버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냥 일개 블로거들이 대충 만든 표라는 뜻이다.

연인이나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그 사람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다. 엠비티아이는 약간의 힌트를 주는 정도의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결국 내가 이해해야 되는 그 사람과 똑같은 성격은 세상에 한 명 밖에 없다.

참고

https://blog.naver.com/lucidman/20140872256
https://blog.naver.com/nedohale/220361316105
http://mbtitest.kr/
https://testharo.com/16personalities/
https://openpsychometrics.org/
www.youtube.com/watch?v=LlG_5V1I2fk
https://thesishub.org/four-types-of-scientists-personal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