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닉스 아레나 X 제로 에어 구입 후기

원래 이케아 플란틴이라는 저렴한 의자를 쓰고 있었는데 고통스러웠다. 플란틴이 나쁜 의자는 아닌 것 같은데 내 엉덩이랑 궁합이 안 맞는 것 같다. 요 며칠 하루종일 앉아있었더니 앞으로 쏠린 듯한 좌판에 꼬리뼈쪽 엉덩이가 아리다.

좀 더 편하게 각도 조절이 되는 의자를 사고 싶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각도조절이라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데 섞여서 쓰인다. 엉덩이가 닿는 판을 좌판이라고 하고 등이 닿는 판을 등받이 (등판) 라고 한다. “이 의자가 ‘틸트’가 돼서 좋습니다” 라고 말할 때 여기서 틸트는 아래 여러가지 중 한 가지를 의미한다.

1. 좌판 각도 고정, 등받이만 틸트
1-1. 좌판 조절 기능 없음 (일반 사무용 의자, 일부 게이밍 의자, 고속버스 의자)
1-2. 좌판 깊이 (또는 등받이 거리) 조절 가능 (일부 사무용 의자)
2. 좌판과 등받이 동시에 틸트
2-1. 좌판과 등받이 각도 유지
2-1-1. 좌판과 등받이 언제나 직각 (저가 사무용 의자, 중역 의자)
2-1-2. 좌판 등받이 동시 틸팅, 등받이는 따로 각도조절 (일반 게이밍 의자)
2-2. 좌판과 등받이 다른 각도로 동시에 틸트 (싱크로나이즈드 틸트, 고가 사무용 의자)
2-2-1. 좌판 조절 기능 없음
2-2-2. 좌판 깊이 조절 가능
2-2-3. 좌판 깊이, 각도 조절 가능

현재 쓰고 있는 플란틴이 1번인데 그 기능 자체가 나쁘지는 않지만 이모저모 부족한 감이 있어서 2로 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나는 2-1-1인 좌판과 등받이이 언제나 직각인 의자를 필사적으로 피해야했고 오프라인에서 발품 팔며 찾기는 싫어서 인터넷으로 조사했다. 여기 메모한 가격은 2021년 현재 기준이며 사이트마다 차이가 있어서 정확한건 아니다.

시디즈 T500LDA 37
시디즈 T402HLDA 26
듀오백 Q1W 13-19
듀오백 Q1S 15
베스툴 사무 학생용 메쉬의자 S20G210MW 13
베스툴 슈프림 블랙 체어 22
베스툴 의자 S17G200M 22
제닉스 아레나 타입1 16
제닉스 뉴 아레나제로 에어 19
에이펙스 GC003 13
에이픽스 울프 GC001 15
제닉스 NEW ARENA-X ZERO AIR RED CHAIR  16

이상하게 쿠팡에서 파는 T50 라이트라는 제품은 시디즈 홈페이지에 없는 모델이다. 등받이 모양은 T50이고 좌판은 T20이라는 것 같다. 반만 T50인건가. 알쏭달쏭. 좌판 조절 되는게 큰 장점일텐데 애매하다.

오래 앉아서 일하고 쉴 때도 앉아있는 경우가 많은데 체질상 더위를 많이 타고 땀까지 많이 난다면 인조가죽 의자는 피하고 싶다. 그리고 패브릭도 어차피 덥기는 더운 건 여름엔 어쩔 수 없다. 메시 좌판 아니면 무조건 대나무 방석이다. 그렇다고 메시 좌판이 다 좋은 건 아니다. 여름에 반바지 입으면 허벅지에 벌집무늬 생긴다. 메시 소재는 그럴 수밖에 없다. 메쉬 의자라고 나오는 것들도 좌판은 패브릭 쓰는 경우가 많다. 제일 좋은건 한시간에 한 두 번 정도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인데, 게이머든 앉아서 일 하는 사람이든 그게 쉽게 되지 않는 것에 공감할 것이다.

이전에 썼던 의자 중에 오피스디포 브랜튼인가 (사람이름 비슷했는데 뭐였는지 기름이 안난다)  했던 메시 의자가 제일 편했다. 핵심은 좌판 각도 조절 기능이었다. 구글에 office depot mesh chair 3 paddle 검색하면 비슷한 ergonomic 의자가 많이 나오는데 레버가 세개 있어서 하나는 등받이 조절 하나는 높이조절 나머지 하나는 좌판각도조절이었고 각각은 고정하거나 풀 수 있다. 좌판을 풀어놓는 경우는 없었지만 필요할 때 앞뒤로 기울여서 조절하면 편리했다. 제일 불편했던 건 High-Back Executive Office Chair 라는 것으로 등받이가 항상 90도였어서 덥고 허리아프고 불편했다.

의자를 조사하면서 흥미로운 것은 좌판깊이에 대한 발견이다. 좌판의 뒤쪽에서 앞쪽까지 길이가 좌판깊이이다. 각 의자별 좌판 깊이는 다나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이밍 의자는 대개 60 cm이다. 사람들이 편하다 하는 시디즈가 T50이 48cm이고 조절 가능한 경우 54.4까지 된다고 한다. 내가 쓰고 있는 플린탄은 좌판 깊이가 45밖에 되지 않는다. 침대에 최대한 멀리 걸터앉아서 등 뒤에 박스를 놓은 뒤에 길이를 재 보니 53 cm이다. 등받이 곡선을 감안하면 아무리 의자 깊숙히 앉아도 내 허벅지는 10센티 이상이 허공에 떠있게 되는거다. 이래서 게이밍 의자가 편안하다고 하는 것 같다.

일반적인 게이밍 의자의 단점이 인조가죽이라 더워서 여름에 땀 찬다는 거였는데 얼마 전에 출시된 아레나 X 제로 에어라는 것을 발견한 뒤에 더이상 조사할 것은 없었다. 가격이나 기능이나 게이밍 의자가 제일 적합한데 더워서 어쩌지 하던 고민이 한방에 해결되었다.

배송후 설치해 보니 메쉬가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는 촘촘해서 바람이 술술 통할 정도는 아니지만 세 시간 이상 앉아있을 때 가죽이나 패브릭보다는 땀차는게 확실히 덜한 것 같다. 가죽 냄새는 며칠은 나겠지만 새차 타는 거랑 비슷한 정도이고, 아마 곧 없어질 것이니 큰 문제는 아니다. 바퀴가 마루바닥에서 잘 구르지 않는데 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쓰다보면 괜찮아지겠지 싶다. 대신 바닥이 매끄러워서 적당히 미끄러지기는 한다. 날개있는 레이싱 형태 좌판이 생각보다 편하고 등받이도 어깨나 목이 접히는 염려 없이 안락하다. 쿠션은 다 빼는게 제일 나은 것 같지만 어린이나 체구가 작은 사람은 쿠션 쓰는게 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게이밍 의자가 게임할 때만 쓰는 게 아니다. 공부할 때, 책상에서 일할 때, 방에서 혼자 컴퓨터로 티비나 영상 볼 때 사무용 의자에 비해서 게이밍 의자가 가성비가 훌륭하다. 사무용 의자는 앉아서 쉬기에 적합하지 않은데 아마도 쉴 때는 소파나 침대에 앉으라는 뜻이겠으나, 요즘 처럼 컴퓨터를 많이 하고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 시대라면 쉴 때도 편한 의자에 앉아야 한다. 따라서 혼자 사는 비좁은 집에 의자라도 제대로 하나 놓아서 통증에서 해방되려면 게이밍 의자가 작업하기와 쉬기를 동시에 하는데 제일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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